10년 넘게 자영업 하다 보니까 주말이라는 개념이 좀 남들이랑 다르다. 평일에 쉬고 주말에 일하는 생활을 오래 했거든. 근데 올해 들어서 가게 운영 방식을 좀 바꾸면서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쉬게 됐는데, 이게 막상 쉬려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처음엔 좋았다. 와 드디어 나도 주말이 생겼구나. 근데 한 달쯤 지나니까 토요일 오후에 눈 떠서 침대에서 핸드폰만 보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는 거다. 그러면 월요일에 가게 문 열면서 묘하게 피곤하고 허무하고. 쉰 건 분명히 쉰 건데 뭔가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 아니라 빠져나가는 느낌이랄까.

A middle-aged Korean man lying on a sofa scrolling his smartphone with a bored expression, messy living room with afternoon sunlight through curtains, natural candid photo style, warm tones

아내한테 얘기했더니 "당신은 일밖에 모르니까 그렇지" 이러는데 솔직히 반박을 못하겠더라. 10년 동안 주말에도 가게에 있었으니까 취미라는 게 사라져버린 거지. 20대 때는 축구도 하고 당구도 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기도 했는데, 40대 중반이 되니까 그 친구들도 다 바쁘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그래서 요즘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혼자 등산도 가보고, 넷플릭스 정주행도 해보고, 동네 카페에서 책도 읽어보고. 등산은 올라갈 때는 후회하다가 내려오면 또 뿌듯하더라. 근데 매주 하기엔 무릎이 좀 그렇고. 넷플릭스는 보다가 자꾸 잠이 오고. 책은 한 30분 읽으면 집중이 안 돼.

아 그리고 지난달에 아내 따라서 요리 클래스를 한 번 가봤는데 이건 좀 의외로 괜찮았다. 파스타 만드는 거였는데 내가 평소에 가게에서 손을 많이 써서 그런지 의외로 잘하더라고. 선생님이 칭찬해줘서 기분도 좋았고. 근데 수강료가 한 번에 8만원이라 매주 가기엔 좀 부담스럽고.

A casual cooking class scene with a Korean couple in their 40s making pasta together, small kitchen studio setting, flour on apron, cheerful atmosphere, natural indoor lighting

결국 아직도 답을 못 찾았다. 돈 안 들고 체력 부담 적고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뭔가 보람이 남는 그런 게 있을까? 운동을 시작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멍때리는 것도 쉬는 건데 너무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혹시 여러분은 주말에 뭐 하면서 보내세요? 특히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어떻게 시간 보내는지 진짜 궁금하다. 뭔가 대단한 취미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소소하게 하는 것들 좀 알려주면 좋겠다. 40대 아저씨가 주말에 뭘 하면 좋을지 진심으로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