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오래 하다 보면 몸이 자기 신호를 보내요. 그날도 그랬어요. 가게 마감하고 새벽 한 시쯤, 머리 식힐 겸 휴대폰으로 게임을 켰거든요. 별생각 없이 한 판만 하려고 했던 건데, 정신 차려보니 세 시가 넘어 있더라고요.

근데 이상한 게, 분명 쉬려고 시작한 건데 게임이 끝나고 나니까 더 피곤한 거예요. 어깨는 뭉치고 눈은 뻑뻑하고. 잘 시간인데 머릿속은 아까 진 판이 계속 맴돌고요. '아 이건 쉬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사실 저는 게임을 쉼이라고 생각해왔거든요. 손님 응대하고 주방 정리하고 하루 종일 사람 상대하다 보면, 혼자 화면 보면서 멍하니 하는 게 위로가 됐어요. 그런데 그날은 좀 달랐어요. 끝나고 나서 '오늘은 그냥 일찍 누울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그게 게임 자체가 나빠서는 아닌 것 같아요. 제 몸 상태가 이미 바닥이었는데, 거기다 자극을 더 얹은 거죠. 비유하자면 빈 배에 커피 들이붓는 느낌이랄까. 잠깐은 깨어 있는데 결국 속이 더 쓰린.

그 후로는 마감하고 피곤하다 싶은 날엔 게임을 아예 안 켜요. 대신 그냥 불 끄고 누워서 천장 보면서 멍 때려요. 처음엔 심심했는데 며칠 해보니까 그게 진짜 쉬는 거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어려운데, 또 제일 필요한 일이었어요.

물론 컨디션 좋은 날엔 여전히 게임해요. 그건 그것대로 즐겁고요. 다만 '이게 지금 나한테 쉼이 맞나' 한 번 묻고 시작하게 됐어요. 같은 행동이라도 내 상태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거 같아요.

혹시 여러분도 그런 적 있으세요. 쉬려고 한 일인데 끝나고 나서 더 지치는 느낌. 게임이든 영상 몰아보기든 술이든. 저만 이런가 싶어서 적어봐요. 다들 진짜 피곤할 땐 뭐 하면서 푸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