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러 테이블 앞에서 한참 서성였던 이야기 작성자 정보 블랙잭전문가작성 작성일 26/06/24 16:12 컨텐츠 정보 1 조회 목록 본문 오늘 카페 마감하고 혼자 청소하다가 문득 작년 생각이 나서 끄적여봅니다. 별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요.작년 가을에 처음으로 친구 따라 카지노라는 데를 가봤어요. 인천에 외국인 전용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더라고요. 친구는 이미 몇 번 가본 모양인지 익숙하게 안으로 쑥 들어가는데 저는 입구부터 좀 얼어 있었습니다. 분위기에 압도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친구가 제일 만만한 게 블랙잭이라면서 5달러 최소 배팅 테이블 앞으로 데려갔어요. 그런데 저는 자리에 바로 앉지를 못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느라고요. 5달러면 우리 돈으로 얼마지, 한 판에 5천 원이 넘는 건가, 그럼 한 시간에 몇 판이나 돌까, 내가 만약 열 판을 진다고 치면 5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 건데...이게 좀 직업병인 것 같기도 해요. 카페에서 원두 한 봉지, 우유 한 박스 단가를 매일 계산하면서 살다 보니까 뭐든 숫자로 먼저 환산하는 버릇이 생겼더라고요. 친구는 옆에서 '그냥 노는 거니까 잃을 만큼만 정하고 들어가면 돼' 하는데, 그 '잃을 만큼'이라는 게 저한테는 제일 어려운 말이었어요.결국 그날 십만 원만 쓰기로 마음먹고 앉았습니다. 처음 몇 판은 운 좋게 따서 기분이 붕 떴는데, 딱 그 순간이 위험하더라고요. 처음에 정해둔 십만 원 선이 흐릿해지면서 '여기서 조금 더 하면'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어요. 다행히 본전 근처에서 멈추고 나왔지만, 나오면서 느낀 건 따고 잃고가 아니라 내가 처음 정한 선을 지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거였어요.저는 그래서 요즘은 뭘 하든 시작 전에 숫자를 정해두는 편이에요. 그게 돈이든 시간이든요. 자리에 앉기 전에 예산을 계산하는 그 잠깐의 망설임이, 사실은 제일 정신 멀쩡할 때 하는 판단이더라고요. 막상 분위기에 휩쓸리고 나면 그 계산이 잘 안 서니까요.혹시 여러분도 그런 적 있으신가요.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손익을 따져보는 그 짧은 순간 말이에요. 그게 카지노든, 충동구매든, 아니면 그냥 오늘 야식을 시킬까 말까 하는 사소한 거든요. 저는 그 망설이는 몇 초가 점점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게 결국 나를 지키는 선 같아서요.별 결론 없는 잡담이었네요. 마감 후라 그런지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0 추천
오늘 카페 마감하고 혼자 청소하다가 문득 작년 생각이 나서 끄적여봅니다. 별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요.작년 가을에 처음으로 친구 따라 카지노라는 데를 가봤어요. 인천에 외국인 전용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더라고요. 친구는 이미 몇 번 가본 모양인지 익숙하게 안으로 쑥 들어가는데 저는 입구부터 좀 얼어 있었습니다. 분위기에 압도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친구가 제일 만만한 게 블랙잭이라면서 5달러 최소 배팅 테이블 앞으로 데려갔어요. 그런데 저는 자리에 바로 앉지를 못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느라고요. 5달러면 우리 돈으로 얼마지, 한 판에 5천 원이 넘는 건가, 그럼 한 시간에 몇 판이나 돌까, 내가 만약 열 판을 진다고 치면 5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 건데...이게 좀 직업병인 것 같기도 해요. 카페에서 원두 한 봉지, 우유 한 박스 단가를 매일 계산하면서 살다 보니까 뭐든 숫자로 먼저 환산하는 버릇이 생겼더라고요. 친구는 옆에서 '그냥 노는 거니까 잃을 만큼만 정하고 들어가면 돼' 하는데, 그 '잃을 만큼'이라는 게 저한테는 제일 어려운 말이었어요.결국 그날 십만 원만 쓰기로 마음먹고 앉았습니다. 처음 몇 판은 운 좋게 따서 기분이 붕 떴는데, 딱 그 순간이 위험하더라고요. 처음에 정해둔 십만 원 선이 흐릿해지면서 '여기서 조금 더 하면'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어요. 다행히 본전 근처에서 멈추고 나왔지만, 나오면서 느낀 건 따고 잃고가 아니라 내가 처음 정한 선을 지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거였어요.저는 그래서 요즘은 뭘 하든 시작 전에 숫자를 정해두는 편이에요. 그게 돈이든 시간이든요. 자리에 앉기 전에 예산을 계산하는 그 잠깐의 망설임이, 사실은 제일 정신 멀쩡할 때 하는 판단이더라고요. 막상 분위기에 휩쓸리고 나면 그 계산이 잘 안 서니까요.혹시 여러분도 그런 적 있으신가요.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손익을 따져보는 그 짧은 순간 말이에요. 그게 카지노든, 충동구매든, 아니면 그냥 오늘 야식을 시킬까 말까 하는 사소한 거든요. 저는 그 망설이는 몇 초가 점점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게 결국 나를 지키는 선 같아서요.별 결론 없는 잡담이었네요. 마감 후라 그런지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