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게 문 닫고 혼자 카운터 정리하는데, 문득 작년 그 밤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별일 아닌데 이상하게 두고두고 생각나는 일이 있잖아요. 저한테는 그게 그날 밤이에요.

사실 저는 도박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에요. 친구 따라서 어쩌다 한 번 분위기 좀 봤던 정도예요. 그날도 큰돈 걸 생각은 애초에 없었고, 그냥 구경값이다 생각하고 적당히 즐겼어요. 그런데 자리를 뜨려고 보니까 손에 칩이 어중간하게 남아있더라고요. 다 쓰자니 아깝고, 그냥 두고 가자니 또 그것도 좀 그렇고.

그때 옆에 있던 사람이 지나가는 말로 그러더라고요. 요즘은 이런 거 현금 대신 코인 같은 걸로 바꿔주기도 한다더라, 하면서요. 진짜인지 농담인지도 모르겠는데 그 한마디가 묘하게 머릿속에 박혔어요.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리고 누워서 천장 보면서, 그 남은 칩을 어떻게 할까 한참을 고민했거든요.

웃긴 게, 금액으로 따지면 정말 얼마 안 돼요. 그냥 잊어버려도 그만인 돈이에요. 그런데 그게 '암호화폐로 바꾼다'는 말이 붙으니까 갑자기 뭔가 더 거창하고 복잡한 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마치 이걸 코인으로 바꾸면 뭔가 더 불려서 돌아올 것 같은 그런 기대 비슷한 거요. 그게 좀 위험한 감정이라는 걸 그때는 잘 몰랐어요.

다음 날 정신 차리고 생각해보니까, 결국 그게 핵심이더라고요. 남은 칩 그 자체보다, 그걸 뭔가 더 큰 걸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그 기분. 코인이라는 단어가 거기에 묘한 환상을 덧칠해주는 거예요. 안 그래도 요즘 주변에서 코인으로 얼마 벌었다 어쨌다 하는 얘기가 흔하니까,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연결이 돼버리는 거죠.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결국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그 자리에서 정리하고 나왔습니다. 솔직히 그 코인 전환이라는 게 진짜 가능한 건지, 안전한 건지, 나중에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하나도 확신이 안 섰거든요. 들뜬 마음으로 덥석 했다가는 작은 돈 아끼려다 더 큰 걸 잃을 것 같은 불안이 더 컸어요. 지나고 보니 그게 다행이었다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가끔 이렇게 가게 정리하다 조용해지면 그 밤이 생각나요. 별것 아닌 남은 칩 하나에 왜 그렇게 머리가 복잡했을까. 아마 돈 자체보다는, '조금만 더 욕심내볼까' 하는 그 마음하고 한참 싸웠던 밤이라 그런 것 같아요. 우리는 의외로 큰 결정보다 이런 사소한 갈림길에서 자기 성격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더라고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비슷한 순간 있으셨어요? 금액은 별거 아닌데 이상하게 한참을 망설이게 만드는 그런 선택이요. 그게 꼭 칩이나 코인이 아니어도 좋아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질러본 분도 있을 거고, 저처럼 끝까지 망설이다 그냥 손 턴 분도 있을 텐데, 그날 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네요. 저는 아직도 가끔 그 답을 모르겠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