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지금 쓰던 논문이 진도가 너무 안 나가서 머리도 식힐 겸 뻘글 하나 써봅니다 ㅎㅎ 원래 뇌가 과부하 걸리면 쓸데없는 생각만 엄청 많아지잖아요. 방금도 전공 서적 째려보다가 뜬금없이 소비 효율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제가 요즘 새로운 취미를 하나 가져볼까 고민 중이거든요. 근데 여기서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기더라고요.

첫 번째는 제대로 된 취미 장비에 한 방에 100만 원 투자하기. 자전거든, 카메라든, 아니면 음악 장비든 처음에 100만 원 정도 들이면 꽤 그럴듯한 입문급 장비는 맞추잖아요. 한 번 사두면 두고두고 쓸 수 있고, 당장 눈앞에 실물이 남는다는 안정감이 있죠. 나중에 중고로 팔아도 어느 정도 회수가 되고요.

두 번째는 요즘 유행하는 홀덤 펍 같은 데서 테이블 바이인 10만 원짜리 게임을 딱 10번 해보기. 어차피 총액은 100만 원으로 똑같거든요. 근데 이건 실물이 남는 게 아니라 온전히 '경험'과 '도파민'에 돈을 태우는 거잖아요. 만약 실력이 좋아서 따기라도 하면 이득이겠지만, 보통은 그냥 기분 좋게 놀고 오는 비용으로 사라지기 십상이죠.

처음에는 당연히 실물이 남는 장비 지르는 게 무조건 이득 아닌가 싶었거든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장비 사놓고 한두 번 깔짝대다가 방구석에 처박아두는 경우 진짜 많잖아요. 저만 해도 예전에 홈트레이닝 하겠다고 산 기구들이 지금은 아주 훌륭한 옷걸이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결국 안 쓰면 100만 원짜리 예쁜 쓰레기가 되는 셈이죠.

반면에 10만 원짜리 바이인 게임은 갈 때마다 그 몇 시간 동안 극도의 긴장감이랑 재미를 주잖아요. 10번의 강렬한 기억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나름 가성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억지(?) 논리가 머릿속에서 굴러가기 시작하더라고요. 물론 다 잃고 터덜터덜 집에 걸어올 때의 그 현타는 감당해야겠지만요.

논문 쓰다 막혀서 그런가 별게 다 진지하게 고민되네요. 여러분은 만약 딱 100만 원의 여윳돈이 생긴다면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가시나요? 오래가는 장비 지르기 vs 짜릿한 경험 분할 결제하기. 댓글로 의견 좀 나눠주세요. 전 다시 고통스러운 논문의 세계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