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라 한가해서 쓰는 글인데, 어제 뉴스에서 출퇴근 20분 단축한다는 공약을 듣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어떤 약속이든 약관을 한 번 챙겨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면 이런 공약도 혹시 세부 내용이 있나 싶어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거든요. 그러다가 정부나 공약 관련 안내문들을 보니 정말 길더라고요.

제가 일하는 곳이 강남역 근처인데, 아침에 버스 타고 30분, 지하철 환승 10분 정도 걸려요. 그러니까 총 40분 정도 걸리는데, 만약 20분이 줄어든다면 월급받기 전에 통근 시간이 반으로 줄어드는 거니까 정말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한번 찾아본 게, 과거에 비슷한 공약들이 얼마나 실제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그 공약들의 '약관' 같은 세부 조건이 뭐였는지였어요. 신기하게도 많은 공약들이 정말 상세한 조건들로 가득 차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특정 지역에서", "특정 시간대에만", "향후 검토 후" 같은 식의 표현들이 많았어요.

일반 상품 약관처럼 읽다 보니까 웃음이 나왔는데, 약간 다른 점은 상품은 마음에 안 들면 환불받을 수 있다는 거고, 공약은 그게 안 된다는 거죠. 실제로 이전 정부 때 나왔던 통근 시간 단축 공약들을 찾아보니, 일부는 반으로 줄었고, 일부는 10분 정도만 줄었고, 일부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생각해봤어요? 공약을 듣고 나서 그 세부 내용을 한 번 체크해본다거나. 저는 요즘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회사 근처 이사를 알아보기로 했는데 (ㅋㅋ), 정말로 20분이 단축되면 그땐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비 오는 날씨도 있고 해서, 혹시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해요. 실제로 출퇴근 시간이 줄었던 경험이 있으신 분들 의견 궁금합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냉소적인 건지 모르겠네요.